늘봄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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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pixabay>
돌봄을 받는 사람도, 돌봄을 주는 사람도 서로 존중되어야 합니다
한 요양보호사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일주일 정도 근무했는데 더 이상은 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대상자님이 너무 까다롭고 자신을 한 사람으로 대하기보다는 그저 집안일을 해주는 사람처럼 대하는 것 같아 힘들다고 했습니다. 세 시간 동안 쉴 새 없이 일을 하고 잠깐 앉아 있어도 또 다른 일을 요구하니 몸이 힘든 것보다 마음이 더 힘들다고 했습니다.
“내가 여기서 사람으로 존중받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더운 날 땀을 흘리며 일하는 요양보호사에게 “수고하시네요. 조금 쉬었다 하세요.”라는 말 한마디를 건넸다면 어땠을까요. 물론 대상자님의 마음도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닙니다. 몸이 불편해 예전에는 스스로 하던 일들을 이제는 할 수 없으니, 누군가의 손을 빌릴 수 있는 세 시간 동안 밀린 일을 하나라도 더 하고 싶은 마음이셨을 것입니다. 어쩌면 나쁜 마음이 있어서가 아니라 서로의 처지를 미처 헤아리지 못한 데서 생긴 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한 대상자님은 요양보호사가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다며 속상한 마음을 털어놓으셨습니다. 가족도 없고 많이 배우지도 못한 자신을 낮춰 보는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말을 걸어도 대답이 시원치 않고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지 않는다며 많이 서운해 하셨습니다.
요양보호사에게도 나름의 이유는 있었습니다. 대상자님께 난청이 있고 치매 증상도 있어 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해야 했고,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유가 있다고 해서 상대방이 느낀 서운함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방문요양은 누군가의 집으로 들어가 이루어지는 돌봄입니다. 한 사람은 자신의 가장 사적인 공간을 내어주고 도움을 받아야 하고, 또 한 사람은 그 공간 안에서 다른 사람의 삶을 가까이 돌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방문요양에는 정해진 업무만큼이나 서로를 대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대상자님은 서비스를 받는 분이지만 요양보호사를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요양보호사 역시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이지만 대상자님을 단순히 해야 할 업무의 대상으로 대해서는 안 됩니다.
“고맙습니다.”
“힘드시죠?”
“오늘은 어떠셨어요?”
“잠깐 쉬었다 하세요.”
별것 아닌 것 같은 이런 말 한마디가 서로의 마음을 다르게 만들기도 합니다. 오랜 시간 현장에서 어르신과 요양보호사님들을 만나면서 느낍니다. 좋은 돌봄은 어느 한쪽의 희생만으로 오래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돌봄을 받는 어르신의 마음도 존중받아야 하고, 그분의 일상을 가까이에서 돌보는 요양보호사의 수고와 마음도 존중받아야 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한 사람으로 바라볼 때 돌봄은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관계가 됩니다. 돌봄을 받는 사람도 사람이고, 돌보는 사람도 사람입니다. 좋은 돌봄은 바로 그 당연한 사실을 잊지 않는 데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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