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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드리는 것과 대신해 드리는 것은 다릅니다
관리자 조회수:76
2026-08-20 12:31:58

 

도와드리는 것과 대신해 드리는 것은 다릅니다

 

방문요양 서비스를 받다 보면 어느 순간 어르신이 요양보호사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처음에는 몸이 불편해서 도움을 받기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혼자 할 수 있는 일까지 자연스럽게 요양보호사에게 부탁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 좀 떠줘.” “옷 좀 입혀줘.” “저것 좀 가져다줘.” 충분히 일어나서 하실 수 있고 조금만 노력하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인데도 요양보호사가 곁에 있으면 도움을 요청하십니다. 요양보호사 역시 어르신을 생각하는 마음에 선뜻 해드리게 됩니다. 힘들게 움직이시는 모습을 보느니 내가 해드리는 것이 훨씬 빠르고 편하기도 합니다. 보호자님이 보시기에도 그런 요양보호사는 참 고마운 분입니다. 부모님이 말씀하시기도 전에 이것저것 알아서 해드리고, 움직이지 않으셔도 불편함이 없도록 챙겨드리는 모습을 보면 ‘우리 부모님께 정말 잘해주시는구나’ 하는 마음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좋은 돌봄이 반드시 모든 것을 대신해 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어르신에게 남아 있는 신체 기능을 계속 사용하도록 돕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돌봄입니다. 스스로 숟가락을 들 수 있다면 조금 느리더라도 직접 식사하시도록 기다려드리고, 부축을 받아 걸을 수 있다면 안전하게 걸어보시도록 돕고, 옷을 입을 때 한쪽 팔이라도 스스로 끼울 수 있다면 그 부분은 직접 하시도록 기다려드리는 것입니다. 시간도 더 걸리고 요양보호사의 인내도 필요합니다. 때로는 어르신께서 “그냥 해주면 되지 왜 나보고 하라고 하느냐”고 서운해하실 수도 있고, 보호자님께서는 요양보호사가 적극적으로 도와드리지 않는다며 불친절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역시 돌봄입니다.

 

사용하지 않는 기능은 점차 약해질 수 있습니다. 작은 움직임 하나라도 계속 스스로 해보는 과정은 현재 가지고 있는 기능을 가능한 오래 유지하고, 일상생활에서의 자립을 지켜나가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렇다고 ‘잔존능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원칙만 앞세워서도 안 됩니다. 어제까지 가능했던 일이 오늘은 어려울 수 있고, 평소에는 할 수 있는 일도 몸이 아프거나 기력이 떨어진 날에는 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인지 상태와 통증, 낙상 위험, 질병의 진행 정도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이미 혼자 하기 어려운 분에게 계속해서 “직접 해보세요”라고 요구한다면 그것 역시 올바른 돌봄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해야 할 일을 대신해 주지 않는 것과, 할 수 없는 일을 억지로 시키는 것. 그 사이에서 대상자에게 맞는 지점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은 어디까지 스스로 하실 수 있는지 살펴보고, 가능한 부분은 기다려드리며 부족한 부분에는 손을 보태는 것. 때로는 해드리는 것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어렵습니다. 하지만 대상자님의 남아 있는 능력을 존중하고 그 힘을 가능한 오래 지켜드리는 것 또한 요양보호사가 드릴 수 있는 중요한 돌봄입니다. 늘봄은 모든 것을 대신해 드리는 돌봄보다, 필요한 곳에서는 손을 내밀고 스스로 하실 수 있는 곳에서는 한 걸음 뒤에서 기다려드리는 돌봄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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