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이야기
편안한 노후! 늘봄노인복지센터가 함께합니다.
도와드리는 것과 대신해 드리는 것은 다릅니다
방문요양 서비스를 받다 보면 어느 순간 어르신이 요양보호사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처음에는 몸이 불편해서 도움을 받기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혼자 할 수 있는 일까지 자연스럽게 요양보호사에게 부탁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 좀 떠줘.” “옷 좀 입혀줘.” “저것 좀 가져다줘.” 충분히 일어나서 하실 수 있고 조금만 노력하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인데도 요양보호사가 곁에 있으면 도움을 요청하십니다. 요양보호사 역시 어르신을 생각하는 마음에 선뜻 해드리게 됩니다. 힘들게 움직이시는 모습을 보느니 내가 해드리는 것이 훨씬 빠르고 편하기도 합니다. 보호자님이 보시기에도 그런 요양보호사는 참 고마운 분입니다. 부모님이 말씀하시기도 전에 이것저것 알아서 해드리고, 움직이지 않으셔도 불편함이 없도록 챙겨드리는 모습을 보면 ‘우리 부모님께 정말 잘해주시는구나’ 하는 마음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좋은 돌봄이 반드시 모든 것을 대신해 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어르신에게 남아 있는 신체 기능을 계속 사용하도록 돕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돌봄입니다. 스스로 숟가락을 들 수 있다면 조금 느리더라도 직접 식사하시도록 기다려드리고, 부축을 받아 걸을 수 있다면 안전하게 걸어보시도록 돕고, 옷을 입을 때 한쪽 팔이라도 스스로 끼울 수 있다면 그 부분은 직접 하시도록 기다려드리는 것입니다. 시간도 더 걸리고 요양보호사의 인내도 필요합니다. 때로는 어르신께서 “그냥 해주면 되지 왜 나보고 하라고 하느냐”고 서운해하실 수도 있고, 보호자님께서는 요양보호사가 적극적으로 도와드리지 않는다며 불친절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역시 돌봄입니다.
사용하지 않는 기능은 점차 약해질 수 있습니다. 작은 움직임 하나라도 계속 스스로 해보는 과정은 현재 가지고 있는 기능을 가능한 오래 유지하고, 일상생활에서의 자립을 지켜나가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렇다고 ‘잔존능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원칙만 앞세워서도 안 됩니다. 어제까지 가능했던 일이 오늘은 어려울 수 있고, 평소에는 할 수 있는 일도 몸이 아프거나 기력이 떨어진 날에는 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인지 상태와 통증, 낙상 위험, 질병의 진행 정도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이미 혼자 하기 어려운 분에게 계속해서 “직접 해보세요”라고 요구한다면 그것 역시 올바른 돌봄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해야 할 일을 대신해 주지 않는 것과, 할 수 없는 일을 억지로 시키는 것. 그 사이에서 대상자에게 맞는 지점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은 어디까지 스스로 하실 수 있는지 살펴보고, 가능한 부분은 기다려드리며 부족한 부분에는 손을 보태는 것. 때로는 해드리는 것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어렵습니다. 하지만 대상자님의 남아 있는 능력을 존중하고 그 힘을 가능한 오래 지켜드리는 것 또한 요양보호사가 드릴 수 있는 중요한 돌봄입니다. 늘봄은 모든 것을 대신해 드리는 돌봄보다, 필요한 곳에서는 손을 내밀고 스스로 하실 수 있는 곳에서는 한 걸음 뒤에서 기다려드리는 돌봄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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