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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받아들이는 힘
관리자 조회수:124
2026-02-05 11:49:02

 

현실을 받아들이는 힘

 

나이 들고 아프면 누구나 감정의 질곡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습니다. “늙는 것도 서러운데…”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겠지요. 그런데 그 위에 질병까지 더해지면, 스스로 느끼는 처지는 더욱 초라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상황이라도 그것을 바라보는 태도에 따라 삶의 결은 달라지기도 합니다.

 

70대의 한 대상자님은 자신의 상태를 받아들이지 못한 채 늘 예민하고 까다로우셨습니다. 그로 인해 요양보호사가 자주 교체되었고, 그때마다 보호자와 대상자, 그리고 요양보호사의 서로 다른 어려움을 조율해야 했습니다. 솔직히 말해, 이 분을 놓아야 센터가 안정을 찾지 않을까 고민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못하겠습니다’라는 말은 쉽게 꺼낼 수 없었습니다. 보호자와의 신뢰와 소통이 깊었기에 더더욱 그럴 수 없었습니다.

 

심리상담을 공부하신 요양보호사님이 오셨을 때는 기대를 걸었습니다. 이해와 포용으로 고비를 넘길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러나 한 달, 두 달… 결국 그동안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요양보호사님은 인수인계도 없이 떠나셨습니다.

 

또 다른 70대 여성 대상자님이 계십니다. 이 분은 2등급으로 혼자 일어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인지는 또렷합니다.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알고, 필요한 도움을 요청하시며, 도움을 받을 때마다 고맙다는 인사를 잊지 않으십니다. 자신의 어려움을 부정하지 않고, 타인을 배려하는 태도도 갖추고 계십니다.

 

물론 이 분 또한 여러 차례 요양보호사 교체와 갈등을 겪으셨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있었습니다. 같은 나이, 같은 질병이라도 현실을 인정하고 수긍하는 마음, 그 안에서 감사할 것을 찾는 마음이 삶의 무게를 조금은 덜어주는 열쇠가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돌봄 현장에서 우리는 몸의 상태뿐 아니라 마음의 방향도 함께 마주하게 됩니다. 늘봄은 어르신의 상황을 존중하되, 그분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곁에서 돕고자 합니다. 질병은 피할 수 없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살아낼지는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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